두시

絕筆詩

風疾舟中伏枕書懷三十六韻奉呈湖南親友


軒轅休製律      헌원씨는 음악을 만들지 말았어야 했고
虞舜罷彈琴      순 임금도 거문고를 타지 말았어야 했다
尚錯雄鳴管      웅관의 봉황소리마저 뒤섞여 어지러우니
猶傷半死心      반쯤 죽은 나무같은 나의 영혼은 더 깊은 상처를 입는다
聖賢名古邈      성현의 이름은 아득한 자취이나
羇旅病年侵      타향을 떠도는 나그네에게 병은 해마다 침노하나니
舟泊常依震      배를 항상 동쪽에 의지하여 정박하고
湖平早見參      호수 평평하여 삼태성이 일찍 보이는데
如聞馬融笛      마융이 듣던 소리 들리는 듯하여
若倚仲宣襟      중선처럼 기대어 옷깃을 적시네
故國悲寒望      찬바람 맞으며 슬픈 북쪽 하늘 바라보니
羣雲慘歲陰      구름 가득한 참담한 세모로다
水鄕霾白屋      수향의 초라한 집들은 안개 속에 흐릿하고
楓岸疊靑岑      단풍나무 언덕 뒤로 푸른 봉우리 겹겹이 솟았는데
鬱鬱冬炎瘴      겨울에도 습독한 기운으로 답답하고
濛濛雨滯淫      자욱한 가랑비는 그치지도 않아
鼓迎非祭鬼      북을 치며 아무 귀신이나 맞이하고
繳落似鴞禽      살 맞고 떨어지는 새는 흉조를 닮았네
興盡纔無悶      흥이 다하니 번민도 사라진 듯하다가도
愁來遽不禁      걷잡을 수 없이 시름이 밀려오면 감당하기 힘드나니
生涯相汨沒      내 생애 윤락하여 묻혔으되
時物自蕭森      눈 앞의 풍경도 정히 쓸쓸한데
疑惑尊中弩      이제는 술잔 속의 뱀을 보기까지 하니
淹留冠上簪      오래 고여 있기가 관 위의 비녀 같구나
牽裾驚魏帝      황제의 옷자락을 잡아끌며 간언하기도 했었으나
投閣爲劉歆      전각에서 몸을 던진 유흠처럼 되었나니
狂走終奚適      미친 듯이 달렸으나 결국 갈 곳을 잃은
微才謝所欽      보잘 것 없는 자가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吾安藜不糝      나는 멀건 명아주 국이라도 상관 없으나
汝貴玉爲琛      금쪽 같은 너희들이야
烏几重重縛      책상은 낡을 대로 낡았고
鶉衣寸寸針      누덕누덕 기운 옷은 메추라기 깃털 같구나
哀傷同庾信      슬프고 아프기는 유신과 같으나
述作已震臨      글짓는 재주는 진림에 미치지 못하였나니
十暑岷山葛      십년을 민산의 칡베로 만든 옷을 입고 보냈으며
三霜楚戶砧      삼년을 초나라 다듬이 소리를 들으며 지내었도다
叨陪錦帳坐      외람되게 비단 장막 안에서 지방관을 배석하기도 했으나
久放白頭吟      오래도록 허옇게 센 머리를 노래하였나니
反樸時難遇      순박으로 돌아가려해도 때를 만나기 어렵고
忘機陸易沈      교묘함을 잊었더니 땅 위에서도 가라앉는 듯하구나
應過數粒食      곡식 몇 알로 충분했기에
得近四知金      정당한 재물만을 취하였고
春草封歸恨      봄풀 자라면 고향 못가는 한은 더욱 깊어져
源花費獨尋      헛되이 도원을 찾아 홀로 헤매었더라
轉蓬憂悄悄      구르는 쑥대를 바라보며 우수에 사로잡혔고
行藥病涔涔      약을 써도 병은 그치질 않아
瘞夭追潘岳      아이를 묻으며 반악을 뒤쫒고
持危覓鄧林      살기 위해 등림을 찾았노라
蹉跎翻學步      인생을 잘못 살아 비틀거리는 처지가 되었으나
感激在知音      그래도 지음이 있어 감격하나니
却假苏张舌      소진 장의의 웅변으로 높여주고
高夸周宋镡      천자의 검이라 극찬하였도다
纳流迷浩汗      온갖 물줄기 받아들여 호수는 아득히 넓고
峻址得嵚崟      높은 터전은 산봉우리의 위엄을 갖추었으니
城府開清旭      성부는 아침햇살 속에 열리고
松筠起碧潯      대와 소나무는 푸른 물가에 솟았는데
披颜争倩倩      크게 웃으며 반가워 하는
逸足竞駸駸      거침 없는 준마 같은 인재들이어라
朗鑑存愚直      밝은 거울에 비추어도 우직함 뿐이니
皇天實照臨      황천이시어 굽어 살피시라
公孫仍恃險      공손같은 무리들은 험지를 의지하여 여전히 날뛰고
侯景未生擒      후경같은 악적들도 아직 처벌하지 못하였나니
書信中原闊      고향 소식 끊겨 아득한데
干戈北斗深      창검은 임금 계신 곳으로 향하네
畏人千里井      사람을 두려워하며 타향의 물을 마시고
问俗九州箴      풍속을 조심스레 묻고 구주잠을 실천했으나
戰血流依舊      전장의 피는 아직 흐르고
軍聲動至今      군대의 함성은 지금도 천하를 진동시키나니
葛洪時正解      갈홍처럼 죽어 신선이 되지도 못하고
許靖力難任      허정처럼 가족을 지키지도 못하였구나
家事丹砂訣      집안을 돌보는 것도 선약을 달이는 일에도
無成涕作霖      허무하여 눈물만 하염없이 흘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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