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사] 고구려 : 제 15 대 미천왕
본문
미천왕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인생을 살다 간 인물이다.
서천왕의 손자로 태어나 귀하게 살다가, 아버지가 역모의 누명을 쓰는 바람에, 한 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져 밑바닥 인생을 전전하게 되었다.
백부의 칼날을 피해 간신히 살아남았지만 벽촌으로 도망가 신분을 숨기고 머슴으로 살아야 했는데,
주인이 놀부 같았는지 아니면 을불이 귀한 출신이라 일을 잘 못 했는지, 죽어라 고생을 해야 했고,
여름에는 연못의 개구리 소리가 시끄러워 주인이 잠을 못 잔다고 지랄을 하여, 밤을 새면서 돌을 던져 개구리를 쫓아야 했다고 한다.
고된 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1년 만에 뛰쳐나와 소금 장수가 되었지만 이 또한 만만치는 않아서
압록강변 마을에서는 못된 할망구가 신발 도둑으로 모는 바람에, 현행 절도범이 되어, 곤장 맞고 소금을 몰수 당하는 수난을 겪기도 했다고 한다.
이렇게 안습의 세월을 보내던 불우한 왕족에게 볕들 날이 다시 찾아왔으니...
봉상왕의 폭정에 열받은 국상 창조리가 부하들을 비밀리에 파견해 을불을 찾은 후 쿠데타를 일으켜 새 왕으로 옹립한 것이다.
음.. 개구리 쫒게 하던 주인 놈하고, 저 못된 할망구는 어떻게 되었을까?
300년 왕이 된 을불은 그 동안의 고생이 약이 되었는지, 정복 군주로서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주며 고구려를 강대국으로 이끌었다.
즉위 초부터 중국 군현 세력과 치열하게 대립하였는데
302년에는 현도군을 공격하여 적 8천여 명을 사로잡았고,
311년에는 서안평을 점령하여 낙랑군 및 대방군의 보급로를 끊었다.
이에 낙랑군의 군벌 장통은 견디지 못하고 요동으로 퇴각하였으며, 313년 낙랑은 마침내 고구려의 영토가 되었다.
이듬해에는 대방군 마저 병합하여 한반도에서 중국 군현 세력을 완전히 축출하는 개가를 이루었고
317년에는 다시 현도성을 공격하여 박살 내었다.
중국 군현 세력이 축출된 이후, 요서 지방에서는 선비족의 일파인 모용부가 세력을 확대하기 시작하였다.
이를 견제하기 위하여 318년 경, 서진의 평주 자사 최비의 작전에 따라 선비족의 다른 일파와 합세하여 모용외를 공격하였으나 실패하였다.
이후 모용부가 요동을 장악하게 됨에 따라 319년에는 서진의 최비가 고구려로 도망쳐 왔으며
하성을 지키던 여노가 모용부의 공격에 포로로 잡히기도 하였다.
이후 미천왕은 모용외와 서로 치고 받으며 세월을 보내었고
330년에는 후조의 석륵에게 사신을 보내 중국 방향에서 모용부를 견제하려 하기도 하였다.
331년에 서거하였으며 미천의 들에 장사 지냈다.
30년 5개월의 재위였다.
모용외는 전연의 시조뻘이 되는 상당한 인물로서 요동을 먼저 차지하고 앉아 미천왕의 애를 태운,
미천왕 인생 후반의 최대 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318년의 분할 작전이 성공하여 이 정적을 꺾었다면,
미천왕 대에 요동을 차지하고 세력을 키워 고구려의 전성기를 앞당길 수 있었을런지도 모른다.
내정에 대한 기사는 없어 알 수가 없으나
반정 공신이자 귀족세력의 두목격인 창조리가 하자는 대로 하며 살았을 것이다.
외정의 좌충우돌도 내정의 지원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므로, 창조리의 정치가 나쁘지 않았을 것이라 짐작된다.
미천왕..
소시적에 고생은 하였으나, 왕 자리와 훌륭한 재상을 함께 얻은 행운의 왕이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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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1
마루밑다락방님의 댓글
참 드라마인듯 드라마 아닌 드라마 같은 인생을 살다 가셨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