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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 후 3년 동안의 짧은 역사에 대한 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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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45815. 누군가는 꿈같이 왔다 했다. 또 누군가는 도둑처럼 왔다 했다. 해방은 그렇게 왔다. 우리의 힘으로 쟁취한 해방이 아니었고, 우리는 그 대가를 오랜 세월 동안 치러야할 것이었다. 그것도 아주 값비싼 대가를.

   우리가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 알기까지는 그다지 오랜 날이 걸리지 않았다. 해방의 기쁨을 만끽하기에도 부족한 며칠 몇 날이 지난 후인 98. 해방과 함께 따라와 광복의 함성을 덮어버리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태평양 미육군총사령부 소속 존 하지 중장이 이끄는 미군 제24군단의 군홧발소리였다. 이후 미군, 즉 주한미군은 211개월 동안 한반도의 남쪽 절반을 점령했다. 존 하지가 사령관으로 임명받은 주한미군은 말 그대로 한반도의 남쪽 절반을점령했다. 태평양 미육군총사령부가 내린 포고 제1호에도 주한미군은 자신들이 점령군임을 분명히 천명했다.

   99일 조선총독부 중앙회의실. 주한미군사령관 하지 중장과 미군 장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조선총독 아베 노부유키가 항복문서에 서명했다. 같은 날 오후 4시 조선총독부 광장에는 일장기가 내려지고 성조기가 게양되었다. 스스로 점령군이라고 부르는 미군들은 그 광경을 냉정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우리는 아직 일장기를 내릴 수도, 태극기를 올릴 수도, 광장에 모일 수도 없었다.

   1948815. 역사적인 이 날, 미군정기가 끝나고 마침내 우리의 정부가 수립되었다. 헌법도 제정되었고, ‘대한민국이라는 국호도 얻었다. 그 어떤 역사가도 함부로 폄훼할 수 없이 자랑스러운 정부, 반만 년 역사상 최초로 국민이 주인인 나라의 정부가 수립되었다. 하지만 우리가 치러야 할 대가 중 가장 비극적이고 치명적인 대가를 치른 후였다. 그것은 바로혼란분단대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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