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사] 고려 : 제 3 대 정종
본문
왕 요
야심만만하고 강인한 성격이었다 한다.
총 25남 9녀에 달하는 태조의 자녀 중 세 째 아들이고, 충주의 대호족 유 긍달의 외손이자 후백제의 투항 세력을 대표하는 박 영규의 사위였다.
5남 2녀인 신명순선왕후의 소생 중에서는 요절한 형을 대신한 실질적인 맏아들이었으며, 친누이인 낙랑공주가 경순왕과 결혼하여 신라 왕실과는 사돈 간이었다.
혜종과는 달리 든든한 배경을 지닌 로열 패일리였던 셈이다.
945년 혜종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올라 왕 규를 비롯한 선왕의 측근 세력을 쓸어버렸고, 왕 식렴의 서경 세력과 동맹을 확실히 하였으며, 개국사의 불사리 봉헌에 참여하였고, 경전 간행을 위한 보를 설치하는 등 불교 세력과도 손을 잡았다.
그러나 정권 찬탈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여러 세력들과 직, 간접의 원한을 맺게 되었고, 정통성이 심하게 훼손되는 바람에 민심은 물론 제 호족들의 호응을 얻지 못한 것이 뼈아팠는데,
야심만만한 젊은 왕은 호족들의 권리를 제한할 수 있는 잠재적 위협이기도 했으므로, 약한 왕을 선호할 수밖에 없는 호족 연맹체 국가 고려의 특성상 왕당파들을 제외한 다른 호족들은 정통성에 문제가 있는 왕을 거침없이 비판 내지 비난을 했을 것이고, 이러한 불경에 열이 받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든든한 배경에 더해 강력한 동맹까지 가지고 있던 젊은 왕은 근본적인 국가 개혁을 원하였고 그 일환으로 서경 천도를 기획하였다.
천도란, 국가의 명운이 걸려 어쩔 수 없이 시행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 체제를 개혁하고 왕권을 강화하고자 하는 거창한 국책사업이므로,
원활한 시행을 위해서는, 기득권 세력의 반발을 누를 수 있는 뛰어난 정치력 뿐만 아니라, 이주해 갈 도시의 기본 인프라 및 방어시스템 구축을 위한 재정적 능력 또한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하는, 말 그대로 천시, 지리, 인화를 고루 갖추어야 가능한 지난한 사업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야심과 능력을 갖춘 탁월한 군주라 할지라도 막대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여 함부로 시도하지 못하는 고난도의 일인데,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지 얼마 안 되는 20대 초반의 젊은 왕이...무리였다.
즉위 이듬해에 개경에서 역부를 뽑아 서경으로 보내며 사업에 시동을 건 정종은 서경 주변의 성을 보수하거나 새로 쌓는 한편 궁궐 공사를 독려하며 새 수도 건설에 올인하였다.
왕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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