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枯葉 푸르름도 찬란함도 모두 잊고 더 이상 변하지 않는 색채로 앙상한 가지 흔들릴 때 같은 몸짓으로 긴긴 겨우내 매달려 간밤 모진 바람에도 떨어…
시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나 하늘로 돌아가리라.노을빛 함께 단둘이서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며…
시 닳고닳아 더는 신을 수 없어 신발장 구석이나 차지하고 있는 한갓 쓰레기에 불과한 것들이지만 함부로 버리지 못했다 나를 데리고 걸어온 숱한 길을 …
시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 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흔들리지 않고 가는…
시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봄부터 소쩍새는그렇게 울었나 보다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천둥은 먹구름 속에서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그립고 아쉬움…
시 남으로 창을 내겠소밭이 한참갈이괭이로 파고호미론 풀을 매지요구름이 꼬인다 갈 리 있소새 노래는 공으로 들을랴오강냉이가 익걸랑함께 와 자셔도 좋소…
시 떠난다고 하기에 떠나라 했습니다.가는 걸음 멈춰선 시간모두 가지고 떠나라 했습니다.늙어가는 햇살에 휘감기는저 둥근 것은 그리움의 집붉은 옷소매 …
시 나에게 나무가 하나 있었다나는 그 나무에게로 가서등을 기대고 서 있곤 했다내가 나무여 하고 부르면 나무는그 잎들을 은빛으로 반짝여 주고하늘을 보…
시 빈 산아무도 더는오르지 않는 빈 산해와 바람이부딪쳐 우는 외로운 벌거숭이 산아아 빈 산이제는 우리가 죽어없어져도 상여로도 떠나지 못할 저 아득한…
시 더딘 이 가을도 어느덧 다 지나고 울 밑에 시든 국화 캐어 다시 옮겨 두고 호올로 술을 대하다 두루 생각나외다. 뜨다 지는 달이 숲 속에 어른거…
시 내 마음은 호수(湖水)요, 그대 노 저어 오오. 나는 그대의 흰 그림자를 안고, 옥 같이 그대의 뱃전에 부서지리라. 내 마음은 촛불이요, 그대 …
시 바람결보다 더 부드러운 은빛 날리는가을 하늘 현란한 광채가 흘러양양(洋洋)한 대기에 바다의 무늬가 인다.한 마음에 담을 수 없는 천지의 감동 속…
시 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미지(未知)의 새,보고 싶던 새들은 죽고 없었네.그대 생각을 했건만도매운 해풍에그 진실마저 눈물져 얼어 버리고허무의불물 …
시 여승은 합장하고 절을 했다. 가지취의 내음새가 났다. 쓸쓸한 낯이 옛날같이 늙었다. 나는 불경처럼 서러워졌다. 평안도의 어느 산(山) 깊은 금덤…
시 산길 그 길이 험하고 거칠게 높아도,누군가 내가 지나온 길,그 길을 따라서 함께 할 수 있다면,나는 괜찮다. 나는 괜찮다. 나는 괜찮다.가끔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