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그리운 그의 얼굴 다시 찾을 수 없어도 화사한 그의 꽃 산에 언덕에 피어날지어이. 그리운 그의 노래 다시 들을 수 없어도 맑은 그 숨결 들에 숲…
시 하늘을 우러러울기는 하여도,하늘이 그리워 울음이 아니다.두 발을 못 뻗는 이 땅이 애닯아하늘을 흘기는 울음이 터진다.해야 웃지 마라달도 뜨지 말…
시 그 날이 오면, 그 날이 오면은 삼각산(三角山)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한강(漢江) 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 날이 이 목숨이 끊기기 전…
시 ― 긴 세월을 오랑캐와의 싸움에 살았다는 우리의 머언 조상들이 너를 불러 '오랑캐꽃'이라 했으니 어찌 보면 너의 뒷모양이 머리채를 드리운 오랑캐…
시 푸른 하늘에 닿을 듯이 세월에 불타고 우뚝 남아 서서 차라리 봄도 꽃피진 말아라. 낡은 거미집 휘두르고 끝없는 꿈길에 혼자 설레이는 마음은 아예…
시 나는 바퀴를 보면 굴리고 싶어진다. 자전거 유모차 리어카의 바퀴 마차의 바퀴 굴러가는 바퀴도 굴리고 싶어진다. 가쁜 언덕을 오를 때 자동차 바퀴…
시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 중(虛空中)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主人)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心中)에 …
시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어디 뻘밭 구석이거나썩은 물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 판 하…
시 내 마음은 호수(湖水)요, 그대 노 저어 오오. 나는 그대의 흰 그림자를 안고, 옥 같이 그대의 뱃전에 부서지리라. 내 마음은 촛불이요, 그대 …
시 천 년을 한 줄 구슬에 꿰어 오시는 길을 한 줄 구슬에 이어 드리겠습니다. 하루가 천 년에 닿도록 길고 긴 사무침에 목이 메오면 오시는 길엔 장…
시 진주(晋州) 장터 생어물전(生魚物廛)에는 바닷밑이 깔리는 해다진 어스름을, 울엄매의 장사 끝에 남은 고기 몇 마리의 빛 발(發)하는 눈깔들이 속…
시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
시 장미밭이다.붉은 꽃잎 바로 옆에푸른 잎이 우거져가시도 햇살 받고서슬이 푸르렀다.벌거숭이 그대로춤을 추리라눈물에 씻기운발을 뻗고서붉은 해가 지도록…
시 내 마음을 아실 이 내 혼자 마음 날 같이 아실 이 그래도 어데나 계실 것이면 내 마음에 때때로 어리우는 티끌과 속임없는 눈물의 간곡한 방울방울…
시 지금 그 사람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