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믿었던 사람의 등을 보거나 사랑하는 이의 무관심에 다친 마음 펴지지 않을 때 섭섭함 버리고 이 말을 생각해보라. -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시 나의아버지가나의곁에서조을적에나는나의아버지가되고또나는나의아버지의아버지가되고그런데도나의아버지는나의아버지대로나의아버지인데어쩌자고나는자꾸나의아버지의아버…
시 당신이 얼마나, 얼마나 소중한지 모릅니다나는 내 생애에 인간이 되는 첫 관문을 뚫어주신 당신이영원으로 가는 길까지 함께 가주시리라 굳게 믿습니다…
시 저기 보이는 산기슭 저 불빛 아래 사는 인 누구일까 문득 둘러보면 너무나 많은 이 떠나갔네 먼 길 짧은 생 왜 그리 종종걸음쳐야 하는지 서러운 …
시 아침이면 벙그리는 네 미소는 차가운 이슬 매달고 밤새워 그리던 고운 꿈 날아드는 벌나비 반가워 다 마르지도 못한채 예쁜 몸짓으로 내어주는 그 찬…
시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한점 부끄럼이 없기를잎새가 이는 바람에도나는 괴로와했다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모든 죽어가는것을 사랑해야지그리고 나에게 주…
시 4·19가 나던 해 세밑우리는 오후 다섯 시에 만나반갑게 악수를 나누고불도 없이 차가운 방에 앉아하얀 입김 뿜으며열띤 토론을 벌였다어리석게도 우…
시 눈을 감으면 어린 때 선생(先生)님이 걸어오신다. 회초리를 드시고 선생(先生)님은 낙타(駱駝)처럼 늙으셨다. 늦은 봄 햇살을 등에 지고 낙타(駱…
시 잡념처럼 아무데서나 돋아나는 그 얼굴을 밟는다는 건 웃고 떠들고 마시며 아무렇지도 않게 한 남자를 보낸다는 건 뚜 뚜 사랑이 유산되는 소리를 들…
시 이제 바라보노라. 지난 것이 다 덮여 있는 눈길을 온 겨울을 떠돌고 와 여기 있는 낯선 지역을 바라보노라. 나의 마음속에 처음으로 눈 내리는 풍…
시 ― 긴 세월을 오랑캐와의 싸움에 살았다는 우리의 머언 조상들이 너를 불러 '오랑캐꽃'이라 했으니 어찌 보면 너의 뒷모양이 머리채를 드리운 오랑캐…
시 너를 보내고 또 나를 보낸다. 찬바람이 불어 네 거리 모서리로 네 옷자락 사라진 뒤 돌아서서 잠시 쳐다보는 하늘 내가 나를 비쳐보는 겨울 하늘 …
시 장미 꽃처럼 곱게 피어 가는 화로에 숯불, 입춘 때 밤은 마른 풀 사르는 냄새가 난다. 한겨울 지난 석류 열매를 쪼개어 홍보석 같은 알을 한 알…
시 장미밭이다.붉은 꽃잎 바로 옆에푸른 잎이 우거져가시도 햇살 받고서슬이 푸르렀다.벌거숭이 그대로춤을 추리라눈물에 씻기운발을 뻗고서붉은 해가 지도록…
시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