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유지 > 아온의 서재 | 마루 밑 다락방

선유지

아주 먼 옛날에 한 시인이 있어

젊었을 때에는 유학도 하고
관리 노릇도 하며 지냈는데
나이 들어 벼슬이 떨려 난 후엔
어느 경치 좋은 산 밑에 살았더래

처음엔 하인도 제법 되고
찾아오는 사람도 좀 있었는데
차차로 사람을 꺼리더니
종국엔 구름 속에 초가를 짓고
홀로 머물곤 하더래

그렇게 몇 년이 지나
한동안 보이지 않길래
지인들이 찾아가 보니
사람이 산 흔적이 없는데

다만 풍문이 들리길
경치 좋은 곳을 찾아 노니는
풍채 좋은 노인이 하나 있다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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