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추석 : 서정주
 
                    
                                2014-06-21 12:22
                                20,312
                0
                                0
                                            
        본문
대추 물  들이는 햇볕에
눈 맞추어
두었던 눈썹.
고향 떠나올 때
가슴에 끄리고 왔던 눈썹.
열두 자루  匕首 밑에
숨기어져
살던 눈썹.
匕首들 다 녹슬어
시궁창에
버리던 날,
삼시 세끼 굶는  날에
역력하던
너의 눈썹.
안심찮아
먼 산 바위
박아 넣어두었더니
달아  달아
밝은 달아
추석이라
밝은 달아
너 어느 골방에서 
한잠도 안 자고 앉었다가
그 눈썹  꺼내들고
기왓장 넘어 오는고.
                                
                    0
                
                                            
             로그인 후 추천 또는 비추천하실 수 있습니다.
                                 
                                                                        
댓글목록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