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가을날 :라이너 마리아 릴케
 
                    
                                2013-10-25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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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문
주여, 때가 왔습니다. 
지난 여름은 위대했습니다. 
당신의 그림자를 해시계 위에 얹으시고 
들녘엔 바람을 풀어 놓으소서
마지막 과일들이 무르익도록  
이틀만 더 남국(南國)의 햇빛을 허락하시어 
그들의 완성을 재촉하시고, 
 포도주에는 마지막 단맛이 스미게 하소서. 
지금 집이 없는 사람은 이제 집을 짓지 않습니다. 
지금 혼자인 사람은 오래 깨어 
책을 읽고, 긴 편지를 쓸 것입니다 
낙엽이 흩날리는 날에는 가로수들 사이로 
이리저리 불안스레 헤매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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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밑다락방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