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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라크루아 : 아비도스의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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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2014.02.08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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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2014.02.07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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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밑다락방님의 댓글의 댓글

그리스 신화 속, 아비도스 마을에 레안드로스라는 총각이 있었다. 그는 바다 건너 세스토스 마을에 사는 아프로디테 신전의 사제인 헤로와 사랑에 빠지고, 헤로를 만나기 위해 레안드로스는 남들의 눈을 피해 매일 밤 바다를 헤엄쳐 건너는 모험을 감행한다. 이에 헤로는 캄캄한 밤중에 등불을 밝혀 연인의 길을 비춰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바다를 헤엄쳐 건너던 레안드로스는 폭풍이 일어 등불이 꺼지는 바람에 목표를 잃고 바다를 헤매다 결국 죽고 만다. 이튿날 해변에서 레안드로스의 시신을 발견한 헤로 역시 바다에 몸을 던져 연인의 뒤를 따랐다고 한다.
이들 연인의 슬픈 사랑 이야기는 많은 예술가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영국의 낭만파 시인 바이런의 ‘아비도스의 신부’란 시가 유명한데, 다리를 저는 장애인이었던 그가 2km 정도의 물살이 거센 해협을 70분 동안 직접 헤엄쳐 건너가 두 연인의 밀회 모습을 재연한 일화는 두고두고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들라크루아의 ‘아비도스의 신부’는 이런 바이런의 시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졌다. 힘찬 율동과 격정적 표현, 빛깔의 명도와 심도의 강렬한 효과 등을 사용해 낭만주의 회화를 창시한 그의 화풍에 걸맞게 작품 속 연인의 밀회 장면은 격정적이다.
해가 어슴푸레 지고 있을 무렵, 레안드로스는 혹여 누군가 헤로와 자신을 발견하지는 않을지 노심초사하며 위협적인 칼부림을 하고 있고, 대리석 같은 피부를 가진 헤로는 그런 그를 침착하게 위로하는 듯하다. 어쩌면 레안드로스는 사랑하는 연인과 평생을 함께하지 못할 자신의 미래를 짐작하고 더욱 보호본능을 가졌던 것은 아닐지.
이별, 그것도 사랑하는 이와 헤어지는 일은 사람의 몸과 영혼에 큰 상처를 입히기 마련이다. 레안드로스와 헤로의 경우처럼 불가항력적인 이별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부부 연을 맺은 이후 갖가지 이유로 등을 돌리게 되는 커플들의 아픔도 상당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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