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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작가

칫솔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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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에 고립될 때 들리던 새소리가
공간을 나설 때 들리는 오묘함에
공간에 가치를 매겨보려 하고
백만원을 주고 칫솔을 샀다

분명 아침이 되었음에도 어두운 사위에
아침이 의미하는 것이 시작임을 떠올렸다

탈출을 위해 열었던 창문도
내 투정을 받아준 이부자리도
날 위해 열심히 돌아준 환풍기도
때론 서럽게 울던 에어컨도
매일 외면했던 책상도
이젠 켤 수 없는 초와 전등도
양면이 모두 뜨거웠던 보일러도
날 화려하게 만들어준 옷장도
날 챙겨주는 주방도

나에게 도착하는 애씀을 기억하자
세상은 날 중심으로 돌지 않지만
내 주위는 돌고 있음을
백만원을 주고도 칫솔을 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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