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이력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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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02 12:27 2,671 1 1

본문

몇 년을 벼리고 벼려 겨우 한 줄
온 계절을 다 보내고야 또 한 줄

빛바랜 책 속에 그어진 밑줄 같은
가슴 아린 지나간 삶의 흔적

눈 위 두껍게 쌓인 어둠 아래
활활 타오르는 기억
숨을 쉬기조차 힘든 독한 허무

겨울바람에 구르는 낙엽처럼
세상을 떠도는 마디마디 아픈 살
머무는 곳은 언제나 겨울

가진 것을 잃고
비루함을 몸에 두른 뒤에야
비로소 보이는 실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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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밑다락방

댓글목록1

마루밑다락방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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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02 13:17
굿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