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그믐달

금빛으로 벼린 달이 위태롭게 걸려있는
검은 하늘 아래로 겨울 까마귀가 지나가고

가을에 겨워 제 잎을 뚝 뚝 떨구던 나뭇가지는
눈가루 섞인 쌩한 바람에 아픈 소리를 낸다

걸음마다 놓인 추억의 긴 그림자는
어둠 가득한 정자로 향하고

난간에 걸터앉아
모퉁이에 도사린 길고양이에게 말을 건넨다

찬바람이 영글어 하얗게 맺힌 아침

아린 눈을 찌르는 햇살을 저주하며
마지막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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