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내가 이곳에서 가을 강처럼 : 김명인

내 몸을 지나가는 빛들을 받아서 혹은 지나간 빛들을 받아서

가을 강처럼 슬프게 내가 이곳에 서 있게 될 줄이야

격렬함도 없이 그냥 서늘하기만 해서 자꾸 마음이 결리는

그런 가을 강처럼

저물게 저물게 이곳에 허물어지는 빛으로 서 있게 될 줄이야

주름이 도닥도닥 맺힌 듯 졸망스러운 낯빛으로 어정거리게

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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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렬함 없이 그냥 서늘하기만 한 가을강에서, 저물게 허물어지는 빛이 되어 있게 된 화자의 모습이 그려지네...